Q. 건축사사무소 개소 소감과 개소에 따른 에피소드가 궁금합니다. 소개를 부탁합니다.
실무를 시작하면서 ‘언젠가 나의 설계를 하고 싶다’라는 꿈을 꾸게 됐습니다. 돌이켜보면 막연했지만 그런 미래를 그리고 있었기에 오늘날 건축사로서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막 건축사 자격을 취득했을 때는 자격에 따르는 책임감에 두려움도 없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두려움을 이겨내는 것 또한 착실한 준비 과정이라 생각했고, 그 과정에서 자신감이 생겨 건축사사무소를 개소할 수 있었습니다.

건축사사무소 작명도 마찬가지입니다. ‘느루’라는 말은 한꺼번에 몰아치지 아니하고 오래도록 ‘늘’이라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입니다. 늘 같은 자리에서 사용자들에게 좋은 경험과 기억을 담아낼 수 있는 공간을 계획하자는 취지와, 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한 단계씩 성장하며 오래도록 건축 업무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낸 것이 느루건축사사무소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건축사로서 어떤 꿈과 비전이 있는지, 또 입회 후 건축사협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공간(空間)에는 항상 사용자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사용자의 쓰임이 고려되지 않은 채 지나치게 형태나 디자인만 강조된, 이른바 설계자의 의도만이 강요된 공간은 미학적 작품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건축사의 설계와 디자인 의도가 사용자의 요구보다 우선되기보다 건축주(사용자)의 바람과 건축사의 설계의도가 합일점을 찾고, 이를 완성도 있게 구현해 나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설계한 공간이 사용자에게 늘 의미가 있길 기대하고, 목표를 구체화하기 위해 건축주와의 소통에도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건축사 자격 취득 전 선배 건축사들로부터 다양한 도움과 조언을 들었지만,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것이 업무를 진행하며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불평만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제도권 안으로 들어와서 함께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바꿔 나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협회에 입회하고 보니 다양한 이슈와 제도들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고, 협회 내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협회도 꾸준히 제기되는 문제들에 대해 단기처방은 물론 중장기적 계획을 갖고, 제도적 개선을 이뤄내 회원의 권익을 보호해 나가는데 더욱 앞장서 주기를 당부합니다.

Q. 실제 업계에 몸담으면서 느낀 애로사항이나 건축사 업무 시 불편사항 등 제도적 개선점을 제시한다면?
건축사사무소 개소 당시부터 지금까지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 바로 민간건축 설계업무의 대가 기준이 부재하다는 점입니다. 설계업무의 대가 기준이 없으니 프로젝트에 대해 상담하거나, 계약 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할 수 없고, 건축사 본연의 업무다 보니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함에도 목소리가 작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협회에서도 또 신임 회장님 역시 민간건축 설계업무 대가 기준 마련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기준 마련과 더불어 명확한 설계 가이드라인도 제시되길 희망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선·후배 동료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이 있을까요?
건축사사무소를 개설할 때부터 지금까지도 동료 선·후배 건축사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으며, 깊이 감사함을 느끼며 일할 수 있는 환경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앞서도 밝혔지만 협회에 입회하면서 업계의 이슈와 제도들에 관심을 갖게 됐고, 나아가 회원을 위한 협회 사업과 활동들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고자 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력이 모이면 큰 힘을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업계는 지금 굉장히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힘든 시기인 만큼 서로 돕고 협력하는 등 동료애의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이 위기를 잘 이겨내고, 각자의 목표를 향해 정진해 성과를 창출하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