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연구소장(사진=김남국 소장)
김남국 연구소장(사진=김남국 소장)

야구에서 3할대 타율을 기록한 타자가 매 경기마다 평균적으로 이 타율을 유지하는 경우는 드물다. 바로 흐름 때문이다. 좋지 않은 흐름을 탈 때는 1할, 혹은 그 이하로 타율이 떨어지다가 상승 흐름을 타면 3할 이상 높은 타율을 기록하며 소위 ‘몰아치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스포츠뿐만 아니라 인생이나 비즈니스 모두 흐름을 타는 경우가 많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이 “태풍을 만나면 돼지도 하늘을 날 수 있다”고 말한 것도 좋은 흐름을 타는 것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대화나 협상은 물론이고 조직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때에도 흐름은 중요하다. 긍정적 흐름으로 물꼬가 트이면 계속 긍정적 방향으로, 부정적 흐름으로 가게 되면 더 분위기가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최신에 이런 흐름을 경영에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자는 흐름형 리더십 (leadership-in-flow)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흐름을 타는 방법은 간단하다. 회의나 미팅, 협상 등을 앞두고 10분 정도만 시간을 내서 긍정적 흐름을 유도할 수 있는 5가지의 코어 에너지를 살펴보고, 이 중에 어떤 것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본 다음에 회의나 미팅을 가지라는 것이다. 모든 사람의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5가지 코어 에너지는 다음과 같다.

1. 목적 에너지: 가치나 목적 같은 숭고한 대의에 집중하자.
2. 지혜 에너지: 현실을 이해하고 대립하는 다양한 관점을 융합해 좋은 대안을 제시하자.
3. 성장 에너지: 나와 타인의 성장 잠재력을 찾아내고 실패나 역경을 통해 배운다.
4. 사랑 에너지: 관계를 강화하고 공감하며 타인에게 도움이 되도록 노력한다.
5. 자기실현 에너지: 명상으로 마음을 편하게 만들고 타인을 즐겁게 해준다.

야구에서 타율 3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복이 있더라도 좋은 흐름을 잘 타야 한다. (사진=pixabay)
야구에서 타율 3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복이 있더라도 좋은 흐름을 잘 타야 한다. (사진=pixabay)

예를 들어 한 금융회사 임원은 내부 직원들 간 비난하고 짜증 내는 일이 잦아지는 상황에서 회의하기 전에 성장, 사랑, 지혜 에너지를 활용해보겠다고 결심하고 회의에 들어갔다. 그는 회의 시작 후 곧바로 팀원들에게 “지난 몇 주 동안 얼마나 여러분이 고생하셨는지 압니다”라는 말을 하며 공감과 사랑을 표했고 이 사랑 에너지로 인해 팀원들의 마음이 누그러졌다. 이후 팀원들에게 조언을 구하면서 성장 에너지를 활성화했다.

의견이 대립하면 지혜 에너지를 동원해 부드러운 어조로 절충점을 찾아냈다. 갈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날카로운 말이 몇 번만 오가도 순식간에 분위기가 험악해질 수 있었지만 다행스럽게 좋은 흐름을 유도해 매우 생산적인 회의를 이끌 수 있었다.

필자 역시 중요한 회의 때 5가지 에너지를 생각해보고 이런 에너지를 활성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더니 훨씬 좋은 분위기에서 회의를 마칠 수 있었다. 인간은 인위적으로 태풍을 만들 수는 없다. 하지만 인간 사회에서는 작은 흐름을 만들어내고 이 흐름이 점차 긍정적 파급효과를 불러올 수 있도록 분위기를 유도하면 긍정적 태풍이 우리 조직을 감싸게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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